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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파우더 밀크셰이크 리뷰|존윅인 줄 알았는데, 마지막 모녀 이야기에 더 오래 남았습니다

by mombuiltT 2026.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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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주인공인 액션 영화라고 하면 흔히 '남성 영웅 서사의 성별만 바꾼 버전'이라는 편견이 따라붙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2021년 공개된 영화 <건파우더 밀크셰이크>를 보고 나서 저는 그 편견을 다시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이 영화는 2021년 공개된 액션 장르로 러닝타임은 약 114분이며, 카렌 길런·양자경·안젤라 바셋 등이 출연합니다. 뇌 빼고 보러 갔다가, 끝나고 나서 꽤 오래 생각을 이어갔습니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청불 액션 영화 가운데 이런 분위기를 가진 작품은 흔하지 않습니다. 킬링타임 영화처럼 가볍게 시작했다가 예상보다 진지한 가족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존윅 비교 — 비슷한 듯 전혀 다른 킬러 세계관

솔직히 예매할 때 등급 확인을 안 했습니다. 킬러 집단이 나오니 어느 정도 잔인하겠거니 했는데, 초반부터 피가 튀고 부상 장면이 적나라하게 나와서 몇 번이나 화면을 손으로 가렸습니다. 이 부분은 미리 말씀드릴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요.

영화를 보는 내내 <존 윅>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구조 자체가 흡사하기 때문입니다. '더 펌(The Firm)'이라는 킬러 조직이 있고, 소속 킬러가 조직의 지령을 어기면서 표적이 되는 과정, 식당·도서관·볼링장 같은 일상 공간이 전장으로 바뀌는 설정까지 <존 윅>의 '콘티넨탈 호텔' 세계관과 겹칩니다. 여기서 '더 펌'이란 킬러를 고용하고 임무를 배분하는 범죄 조직의 합법적 외피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살인 청부를 기업 형태로 운영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습니다. <존 윅>은 아버지가 아이를 잃고 복수를 다짐하는 이야기지만, <건파우더 밀크셰이크>는 어머니가 먼저 도망쳤고, 그 딸이 같은 일을 물려받은 이야기입니다. 세대 계승의 방향이 완전히 다릅니다. 미장센(mise-en-scène), 즉 화면 안에 배치된 모든 시각 요소인 색감·소품·공간 구성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레나 헤디, 양자경, 안젤라 바셋, 카렌 길런이 지키는 '도서관'은 책 사이에 무기가 숨겨진 공간인데, 추천 도서 목록이 <오만과 편견>, <제인 에어>, <버지니아 울프>라는 점이 단순한 농담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 킬러 조직 '더 펌' — 임무 배분과 신변 보호를 담당하는 <존 윅>의 콘티넨탈 호텔과 유사한 구조
  • 도서관·볼링장·병원 등 일상 공간을 전장으로 활용 — <존 윅> 시리즈의 연장선
  • 결정적 차이: 도망자→킬러 세대 계승이 아버지→아들이 아닌 어머니→딸 구도
  • 상징적 소품(추천 도서 목록, 마지막 <작은 아씨들>)으로 서사를 강화
요약: 표면 구조는 <존 윅>과 닮았지만, 세대 계승 방향과 미장센의 상징 체계가 완전히 다른 영화입니다.

 

여성 액션 — 클리셰를 비틀었지만, 편집은 아쉬웠습니다

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본 부분은 페미니즘 서사를 텍스트가 아니라 플롯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방식입니다. 상대 보스는 대놓고 "저는 페미니스트이고 딸들을 사랑하지만, 조직을 이을 건 저를 이해하는 아들"이라고 말합니다. 반면 주인공들은 그런 선언 없이 그냥 행동합니다. 이 대비가 꽤 영리했습니다.

문제는 그 행동, 즉 액션 시퀀스의 편집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점입니다. 편집이란 촬영된 장면들을 잘라 붙여 리듬과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작업입니다. <킬 빌>이나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영화들이 음악과 컷의 호흡을 맞춰 액션에 쾌감을 실어주는 데 반해, 이 영화는 슬로우 모션 삽입 타이밍이 어긋나는 경우가 눈에 띄었습니다. 특히 초반 샘이 여러 명을 상대하는 장면에서 그 어긋남이 가장 도드라졌습니다. 또한 악당들의 개성이 초반에는 강했던것 같은데 후반으로 갈수록 평면적으로 보여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카렌 길런의 액션도 짧은 분량만으로도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양자경, 안젤라 바셋에 비하면 다소 아쉽다는 인상이었습니다. 저는 보는 내내 '이 캐스팅이면 세 배우 분량을 두 배로 늘렸어야 했는데'라는 생각을 반복했습니다. 양자경의 무빙은 짧아도 우아함이 숨겨지지 않았으니까요. 다만 샘 캐릭터는 '잘 싸워서'가 아니라 '절대 포기하지 않아서' 명성을 얻은 인물로 보이는 측면이 있어서, 그 치열함 하나는 살아 있었습니다.

후반부 도서관 액션은 전반부보다 확연히 나아집니다. 제 경험상 이런 영화는 초반 30분이 가장 큰 진입 장벽인데, 그걸 버티면 도서관 전투부터 식당 클라이맥스까지는 꽤 볼 만합니다. 특히 결말 임박의 식당 장면, 여자 킬러들이 우락부락한 남자들을 한 번에 처치하는 그 장면에서는 헛웃음이 나오면서도 은근히 통쾌했습니다.

요약: 여성 액션 서사는 영리하게 구성됐지만, 편집 리듬의 불균형이 몰입을 끊는 가장 큰 단점입니다.

 

 

결말 포함 — 건파우더(화약)와 밀크셰이크가 만나는 지점

제목 '건파우더 밀크셰이크'에서 밀크셰이크는 어머니 스칼렛과의 마지막 추억을 상징합니다. 15년 전 작은 식당에서 함께 마신 밀크셰이크가 영화 전체의 감정적 기준점입니다. 건파우더는 그 달달한 기억을 덮어쓴 폭력의 세계고요. 제목 자체가 이 영화의 구조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플롯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킬러 샘은 조직 자금을 훔친 회계사를 처리하라는 임무를 받습니다. 그런데 이미 총을 쏜 뒤에야 그가 납치된 딸의 몸값을 마련하려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샘은 조직 명령을 어기고 아이를 구하기로 결심하고, 그 순간부터 조직의 표적이 됩니다. 이 선택 하나가 15년 만의 모녀 재회와 이어집니다.

결말에서 샘은 에밀리(구한 아이)에게 그녀의 아버지를 죽인 것에 대해 직접 사과합니다. 에밀리는 샘을 용서하고, 두 사람과 스칼렛, 도서관의 여성 킬러들이 함께 새로운 삶을 향해 떠나는 장면으로 마무리됩니다. 이 공동체의 구성원이 전부 여성이라는 점이 단순한 설정이 아니라 영화 전체가 향하는 방향이었다는 걸, 크레딧이 올라가고 나서야 온전히 실감했습니다.

네이선(샘을 키운 조직 간부)과의 대결도 인상적입니다. 에밀리가 걸 스카우트 복장으로 네이선의 집을 찾아가고, 샘이 총을 겨누며 추적 중단을 요구하는 장면은 이 영화 특유의 키치(kitsch)한 유머, 즉 의도적으로 과장되고 통속적인 미감이 가장 잘 살아난 순간이었습니다. 키치한 연출이 거슬릴 수도 있는데, 저는 이게 오히려 이 영화의 개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전체 여성 액션 영화 중 이 정도의 명시적 서사를 가진 작품이 아직 많지 않다는 점에서, 부족함을 감안하더라도 존재 자체가 의미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할리우드 젠더 불균형에 관한 USC 애넌버그 연구소의 조사(출처: USC Annenberg Inclusion Initiative)에 따르면, 상위 흥행 영화 중 여성이 주연인 액션 영화 비율은 여전히 전체의 30% 미만입니다. 그 맥락에서 이 영화를 보면 '어설프더라도 있어야 할 작품'이라는 생각이 강해집니다.

요약: 제목의 상징, 모녀 서사, 여성 공동체 결말이 하나의 선으로 이어지는 영화로, 완성도보다 방향성이 더 오래 남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건파우더 밀크셰이크가 존윅이랑 얼마나 비슷한가요?

A. 킬러 조직의 구조, 일상 공간을 전장으로 활용하는 방식, 조직 배신 후 표적이 되는 플롯 등 뼈대는 상당히 유사합니다. 다만 세대 계승이 어머니→딸 구도이고, 미장센의 색감과 상징 체계가 다르며, 전체적인 톤이 좀 더 키치하고 유머러스합니다. <존 윅>의 칼 같은 편집감을 기대하면 차이가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Q. 얼마나 잔인한 영화인가요? 청불 등급이 부담스러운데요.

A. 저도 예매할 때 등급을 확인 안 하고 갔다가 초반에 꽤 당황했습니다. 피가 튀는 장면과 부상 묘사가 적나라하게 나옵니다. 평소 잔인한 장면에 익숙하지 않은 편이라면 초반 30분이 가장 힘들 수 있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오히려 액션이 경쾌해지는 편입니다.

 

Q. 카렌 길런 말고 다른 배우들 분량은 어느 정도인가요?

A. 레나 헤디, 양자경, 안젤라 바셋, 카를라 구기노가 주요 조연으로 등장하는데, 분량 자체는 카렌 길런에 집중돼 있습니다. 특히 양자경과 안젤라 바셋은 짧은 장면에서도 존재감이 압도적인데, 개인적으로는 이 두 배우의 분량이 더 많았다면 어땠을까 내내 아쉬웠습니다.

 

Q. 영화 제목 건파우더 밀크셰이크는 무슨 뜻인가요?

A. '건파우더(화약)'는 킬러의 폭력적인 삶을, '밀크셰이크'는 어머니 스칼렛과 딸 샘이 헤어지기 직전 식당에서 함께 마신 음료, 즉 모녀의 마지막 달달한 추억을 상징합니다. 제목 자체가 이 영화의 장르와 감정선을 동시에 압축한 셈입니다.

 

결론

영화 <건파우더 밀크셰이크>는 단점이 분명한 영화입니다. 편집의 리듬감, 주연의 액션 완성도, 초반부의 어수선함까지 꼽자면 꽤 됩니다. 그럼에도 저는 크레딧이 올라가고 나서 한 편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방향의 여성 액션 영화가 더 많아져야 한다는 생각, 그리고 이 캐스팅으로 좀 더 잘 만든 속편을 기대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뇌 빼고 보는 킬링 타임용 액션 영화가 필요한 날, 혹은 카렌 길런 팬이신 분께 권합니다. 단, 잔인한 장면에 민감하다면 초반 15분을 각오하고 시작하시길 권합니다. 영화 속 여성들이 어떤 방식으로 서로를 지키고 공동체를 만드는지, 그 결말의 여운은 생각보다 오래 남습니다. 여성이 주체적으로 서사를 이끄는 액션 영화의 수는 여전히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그 맥락에서 이 영화의 존재 이유는 충분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PfCZgerwu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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